코스피가 -4.55% 폭락하는 와중에 방산주 사상최고가가 쏟아졌다. 3월 23일 장중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되면서 삼성전자는 -5.07%(189,300원)까지 밀렸고, 니케이 -3.38%, 상해종합 -1.24%까지 아시아 증시 전체가 함께 무너졌다. 그런데 한 가지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세상이 검은 빛으로 물들어가는 와중에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19.08%로 사상최고가를 찍었고, LIG넥스원은 +29.86%, 현대로템 +16.05%, 풍산 +12.78%로 뒤따랐다. 시장이 무너지는데 방산주만 역행 폭주한 것이다.
📌 핵심 요약
- 코스피 -4.55% 폭락 속 방산주 사상최고가 행진 — 한화에어로 +19%, LIG넥스원 +30%
- 급등의 진짜 원인은 이란 전쟁이 아니라 수주잔고 19~23조원과 K-방산 수출 확대
- 2026년 영업이익 전망: 한화에어로 4조5000억원, LIG넥스원 5,023억원(+43%)
- PER 28배·PBR 3.8배 밸류에이션 부담 vs 수출비중 52%(2028) 구조적 성장
코스피 -5% 속 방산주 사상최고가, 무슨 일이 있었나
“전쟁이 터졌나?” 투자자들은 그렇게 묻는다. 트럼프 대통령이 48시간 최후통첩을 날렸다. 호르무즈 해협을 개방하지 않으면 이란 발전소를 공격하겠다는 내용이었다. 지정학적 리스크가 치솟으면서 “방위산업주가 오를 수밖에 없다”는 논리가 자동으로 작동했다.
하지만 실제 상황은 더 흥미롭다. 방산주 사상최고가를 만든 것은 “전쟁이 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아니라 “이미 주문한 물건이 쌓여 있다”는 현실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LIG넥스원의 수주잔고는 수년치 매출을 보장하고 있다. 트럼프의 최후통첩과 무관하게 이미 결정된 사실이다. 마치 카드사가 매출채권을 담보로 ABS를 발행하듯, 방산업체들의 수주잔고는 향후 매출과 이익을 거의 확정시킨 것이나 마찬가지다.
3월 23일 폭락 당일 기관과 외국인의 매수세는 “악재 속 투기”가 아니었다. 펀더멘털이 무너지지 않았다면, 오히려 더 강해졌다면, 코스피 폭락은 “상대적 저평가 기회”가 된다. 방산주는 그 기회를 비축한 자들의 선택지였다. 코스피 사이드카 발동 당일 분석에서 다뤘듯, 시장 전체가 패닉에 빠졌을 때 구조적 성장주는 오히려 빛이 난다.
방산 5인방 종목별 급등 배경과 수주잔고
가장 극적인 상승은 LIG넥스원이었다. +29.86%는 단순한 펌프가 아니라 “저평가된 수익성”에 대한 재평가였다. LIG넥스원의 수주잔고는 19~23조원 수준이다. 2026년 전망 매출 5~6조원의 약 3.5~4배에 해당한다. 지금 주문한 물건을 다 배송하는 데만 4년이 걸린다는 뜻이다. 영업이익 전망은 5,023억원으로 전년 대비 43% 성장이 예상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도 마찬가지다. +19.08%로 1,423,000원 사상최고가를 기록했고, 다음 날에는 163만원대까지 올랐다. 2025년 영업이익이 3조345억원으로 사상최대였고, 2026년에는 4조5000억원을 기대하고 있다. 천궁-II 시스템, K2 전차, KF-21 전투기 등 주력 제품 수출이 폭발적으로 늘고 있기 때문이다.
수출 비중의 급증도 핵심이다. 2025년 K-방산 수출비중은 매출의 21% 수준이었다. 올해는 32%로 뛸 것으로 예상되고, 2028년에는 52%까지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구체적인 주문 사례를 보면 그 이유가 명확하다. 폴란드는 K2 전차 180대를 65억 달러에 추가 주문했다. 이라크는 천궁-II 첫 포대를 2026년 초에 인도받기로 했다. 사우디는 천궁-II 4조2000억원짜리 수출 계약을 진행 중이다. 이 모든 것은 이란 전쟁과 무관하게 이미 결정되고 진행 중인 사항들이다.
전쟁 프리미엄 vs 실적 프리미엄 — K-방산의 구조적 강세
방산주 사상최고가 행진을 두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첫 번째는 “전쟁 프리미엄”이다. 지정학적 리스크가 높아지면 방위산업주에 단기 수급 매수가 몰린다. 이것은 일시적이다. 이란과 이스라엘 긴장이 완화되면 사라지는 프리미엄이다.
두 번째는 “실적 프리미엄”이다. 이미 들어온 주문이 증명하는 미래의 매출과 이익에 대한 재평가다. K2 전차 180대, 천궁-II 수백억 달러 규모 계약 — 이런 것들은 이란 전쟁이 내일 끝나도 여전히 유효하다. 수주잔고는 종이 위의 약속이 아니라 서명된 계약이기 때문이다.
3월 23일의 급등은 이 두 프리미엄이 동시에 작동한 결과다. 전쟁 가능성으로 인한 단기 수급(프리미엄 1)과 함께, 투자자들이 수주잔고라는 “숨겨진 자산”을 정가로 재평가하기 시작한 것(프리미엄 2)이다. 핵심 질문은 둘 중 어느 것이 지속될 것인가다.
프리미엄 1은 언제든 사라질 수 있다. 하지만 프리미엄 2는 전혀 다르다. K-방산 수출비중이 2028년 52%까지 가고, 한화에어로 영업이익이 4조5000억원을 돌파한다면, 현재 밸류에이션도 정당화된다. 이것은 “전쟁을 기대한다”는 뜻이 아니라, “전쟁이 없어도 비즈니스가 성장한다”는 뜻이다.
데이터를 보자. 글로벌 방위산업 평균 PER은 약 28배다. 한화에어로와 LIG넥스원의 PER도 이 수준이다. PBR은 3.8배로 역사적 고점에 가깝다. 증권사 20개 평균 목표주가는 약 105만원, 최고가는 키움증권의 140만원이다. 유가 급등 스태그플레이션 포트폴리오 전략에서 다룬 것처럼, 거시 환경 변화 속에서 방산은 경기 비연동 섹터로 독특한 방어 역할을 한다.
밸류에이션 부담과 투자 타이밍
PBR 3.8배, PER 28배는 이미 상당한 프리미엄을 반영하고 있다. 만약 2026년 실적이 컨센서스 하회 시 주가는 조정받을 수 있다. 또 다른 변수는 정책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공식적으로 미군 감축 기조를 내세우고 있어, 글로벌 방위산업 예산 축소 우려도 존재한다.
✅ 투자 포인트
- 수주잔고 5년 매출 가시성 — 이란 전쟁 관계없이 매출·이익 확보
- 2026년 영업이익 +40% 이상 성장 전망 (한화에어로·LIG넥스원)
- K-방산 수출비중 구조적 확대(21%→52%) → 경기변동 방어력 강화
⚠️ 주의할 리스크
- PBR 3.8배·PER 28배로 역사적 고점 근처 — 실적 미달 시 조정 위험
- 이란 긴장 완화 시 전쟁 프리미엄 증발 → 단기 10~15% 조정 가능
- 트럼프 행정부 미군 감축 기조 → 장기 방위산업 예산 변수
방산주 투자 전 체크리스트
핵심 포인트
기억해야 할 숫자는 하나다. 수출비중 52%. K-방산이 2028년까지 매출의 절반 이상을 해외에서 벌어온다는 뜻이다. 이것이 방산주 사상최고가를 단순한 전쟁 특수와 구분하는 결정적 숫자다.
종합하면, K-방산의 구조적 강세는 변하지 않는다고 본다. 근거는 두 가지다. ①수주잔고가 5년치 매출을 이미 확보하고 있다는 점, ②수출비중이 21%에서 52%로 구조적으로 확대되는 과정에 있다는 점이다. 이 판단이 틀리려면 이란 전쟁이 종결되는 동시에 전 세계 방위산업 예산이 일제히 삭감되어야 한다. 현재 유럽과 중동의 군비 증강 흐름을 보면 그 확률은 낮다.
다만 단기 진입 타이밍은 신중해야 한다. PBR 3.8배는 역사적 고점이고, 이란 긴장 완화 시 전쟁 프리미엄이 빠지면 10~15% 조정은 충분히 가능하다. 나라면 급등 직후 추격 매수보다는 상반기 조정 구간을 기다려 분할 진입하겠다. 방산주는 단기 트레이딩이 아니라 K-방산 수출 사이클에 올라타는 중장기 투자로 접근해야 수익이 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상세 기업정보와 컨센서스는 FnGuide 기업정보에서 확인할 수 있다.
⚠️ 본 글은 정보 제공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특정 종목의 매수·매도를 추천하지 않습니다. 모든 투자의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