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 want to build a modern-day Berkshire Hathaway.” 빌 애크먼 포트폴리오를 공개석상에서 이렇게 소개한 건 처음입니다. 워런 버핏의 이름을 꺼내는 투자자는 많지만, 실제로 $10B(약 14.6조 원) 규모의 영구 자본 구조를 설계해서 SEC에 제출한 사람은 애크먼이 처음입니다. 그런데 정작 포트폴리오를 들여다보면 버핏과는 전혀 다른 방향을 향하고 있습니다. 전체 자산의 25%가 아마존과 메타, 두 AI 기업에 집중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이 글에서는 빌 애크먼 포트폴리오의 최신 구성을 데이터로 뜯어보고, $10B 이중 상장(퍼싱 스퀘어 Inc. + 퍼싱 스퀘어 USA)의 구조와 의미를 분석합니다. 그리고 한국 투자자가 이 움직임에서 가져갈 실질적인 판단 재료를 정리합니다.
Meta is one of the finest businesses in the world trading at a meaningful discount, and its AI potential is significantly undervalued.
— 빌 애크먼, 퍼싱 스퀘어 2026년 연간 투자자 서한
8년 연 23%, 11개 종목으로 만든 성적표
빌 애크먼의 퍼싱 스퀘어 캐피탈 매니지먼트는 2025년 연간 수익률 34%를 기록했습니다. 같은 해 S&P 500이 약 16% 상승한 것과 비교하면 2배 이상의 초과 수익입니다. 지난 8년간 연평균 수익률은 23%로, S&P 500의 14%를 꾸준히 상회해왔습니다.
비결은 극단적 집중입니다. 2025년 12월 31일 기준 13F 공시에 따르면, 퍼싱 스퀘어의 보유 종목은 단 11개. 총 포트폴리오 규모는 약 $15.5B(약 22.7조 원)이고, 상위 3개 종목(Brookfield·Uber·Amazon)에 전체의 절반 이상이 집중되어 있습니다. 같은 시기 상위 5개 종목의 비중은 약 75%에 달합니다.
| 종목 | 비중 | 평가액 |
|---|---|---|
| Brookfield Corp (BN) | ~19% | $2.81B |
| Uber Technologies (UBER) | ~20% | $3.1B |
| Amazon.com (AMZN) | ~14% | $2.2B |
| Alphabet (GOOG) | ~10% | $1.54B |
| Meta Platforms (META) | ~11% | $1.7B |
특이한 점은 2025년 4분기에 일어난 대규모 포트폴리오 재편입니다. 애크먼은 치폴레와 힐튼을 전량 매도하고, 아마존 지분을 65% 확대(약 $865M 추가 투입)하면서 메타에 약 $2B 규모의 신규 포지션을 열었습니다. 소비재·여행에서 AI 빅테크로의 급선회입니다.
빌 애크먼 포트폴리오 AI 25% 집중 — 아마존과 메타를 택한 이유
퍼싱 스퀘어가 AI에 베팅하는 방식은 엔비디아나 마이크로소프트를 사는 것이 아닙니다. 애크먼이 고른 종목은 아마존(14%)과 메타(11%). 합산 비중 25%입니다.
왜 이 두 종목일까요? 애크먼의 논리는 명확합니다. 아마존은 AWS 클라우드 인프라 위에 AI 서비스를 쌓고 있고, 리테일 물류 효율화와 광고 사업 성장이 동시에 진행 중입니다. 메타는 30억 명이 넘는 사용자 기반 위에서 AI가 콘텐츠 추천과 광고 타겟팅 정확도를 끌어올리고 있습니다. 두 기업 모두 AI 칩을 만드는 회사가 아니라, AI를 써서 기존 사업의 마진을 넓히는 회사입니다.
솔직히 이 선택에 대한 평가는 갈립니다. 아마존의 2025년 4분기 AWS 성장률은 여전히 30%대를 유지하고 있고, 메타의 광고 매출은 AI 추천 알고리즘 개선 이후 전년 대비 20% 이상 성장했습니다. 하지만 두 종목 모두 이미 시장에서 상당한 AI 프리미엄이 반영된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는 반론도 유효합니다. 애크먼의 핵심 베팅은 “현재 주가에 반영된 AI 가치가 실제 장기 가치보다 낮다”는 것인데, 이건 시간이 증명해줄 문제입니다.
같은 시기 캐시 우드도 AI 생산성 혁명에 베팅하고 있지만, 방식은 정반대입니다. 캐시 우드가 비트코인과 초기 AI 스타트업에 집중한다면, 애크먼은 이미 현금 흐름이 검증된 대형 플랫폼을 택했습니다. 두 전략의 차이는 캐시 우드 AI 생산성 디플레이션 비트코인 전망에서 비교해볼 수 있습니다.
$10B 이중 상장 — 영구 자본 확보 전략의 구조
2026년 3월 10일, 퍼싱 스퀘어는 SEC에 두 개의 상장 신청서를 동시에 제출했습니다. 하나는 운용사 자체인 Pershing Square Inc.(PS), 다른 하나는 신규 폐쇄형 펀드인 Pershing Square USA(PSUS)입니다.
구조가 독특합니다. PSUS 주식 100주를 사면, PS(운용사) 주식 20주를 추가로 받습니다. 사전 투자자(family office, 연기금, 보험사 등)는 100주당 30주를 받는 더 유리한 조건입니다. 이미 $2.8B(약 4.1조 원)의 사전 약정을 확보한 상태이고, PSUS는 주당 $50에 발행됩니다.
왜 이런 구조를 설계했을까요? 핵심은 영구 자본(permanent capital)입니다. 일반 헤지펀드는 투자자가 환매하면 자산이 빠져나갑니다. 하락장에서 투자자들이 동시에 환매하면 가장 싸게 팔아야 할 타이밍에 팔아야 하는 악순환이 생깁니다. 버크셔 해서웨이가 위대한 이유 중 하나는 주식 구조 덕분에 환매 압력이 없다는 것입니다. 애크먼은 이 구조를 폐쇄형 펀드로 복제하려는 겁니다.
2024년에 $25B 목표로 첫 시도를 했다가 철회한 전력이 있습니다. 이번에는 목표를 절반 이하로 낮추고, 운용사 지분을 끼워주는 인센티브를 추가했습니다. 2024년 Iconiq Capital 등에 운용사 지분 10%를 $1.05B에 매각한 바 있어, 퍼싱 스퀨어 운용사의 기업 가치는 약 $10.5B으로 평가됩니다. PSUS와 PS의 상장 신청서 전문은 퍼싱 스퀘어 공식 발표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따라 살 것인가, 구조를 배울 것인가
한국 투자자 입장에서 빌 애크먼 포트폴리오를 참고할 때, 단순히 같은 종목을 사는 것보다 구조적 교훈이 더 중요합니다.
첫째, 집중의 크기입니다. 11개 종목에 $15.5B, 상위 3개에 59%. 애크먼은 “확신이 없으면 안 산다, 확신이 있으면 크게 산다”를 실천합니다. 물론 이건 $15B를 굴리는 기관의 전략이지, 개인의 전 재산을 3종목에 넣으라는 뜻은 아닙니다. 하지만 20개 이상 종목을 보유하면서 각각에 3~5%씩 배분하는 한국 개인투자자의 습관이 과연 효율적인지 되돌아볼 필요는 있습니다.
둘째, AI 베팅의 각도입니다. 엔비디아를 사는 것만이 AI 투자가 아닙니다. 애크먼처럼 AI 인프라 위에서 마진을 개선하는 플랫폼(AWS, Meta 광고)에 투자하는 것도 AI 수혜주 접근법입니다. 최근 그레이트 로테이션으로 AI 성장주가 조정받는 국면에서, 플랫폼형 AI 수혜주와 칩 제조사 사이의 차별화는 더 뚜렷해지고 있습니다. 이 흐름에 대해서는 AI주식 가치주 대전환 분석에서 자세히 다루었습니다.
셋째, PSUS 상장 후 한국 투자자 접근 경로입니다. PSUS가 NYSE에 상장되면 해외주식 직접 투자로 매수 가능합니다. 다만 폐쇄형 펀드는 NAV(순자산가치) 대비 할인·할증 거래되는 특성이 있어, 상장 초기 프리미엄 시기에 매수하면 손해를 볼 수 있습니다. 기존 런던 상장 Pershing Square Holdings(PSH)는 오랫동안 NAV 대비 25~35% 할인 거래된 전력이 있으므로, PSUS도 비슷한 패턴이 나타날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합니다.
정리하면
빌 애크먼 포트폴리오에서 기억할 숫자는 34%입니다. 2025년 퍼싱 스퀘어의 수익률이고, S&P 500의 2배가 넘는 성적입니다. 11개 종목, 상위 3개에 59% 집중, AI 빅테크에 25% — 이 숫자들이 34%를 만들었습니다.
종합하면, 애크먼의 움직임은 “AI 칩 만드는 회사”가 아니라 “AI로 돈 버는 플랫폼”에 베팅하겠다는 선언입니다. 현재 데이터 기준으로 아마존 AWS 성장률 30%대, 메타 광고 매출 20%대 성장이 유지되는 한 이 판단에 무게가 실립니다. 이 베팅이 틀리려면 AI 투자 대비 수익화가 기대 이하로 나오거나, 양사의 AI 자본지출(CapEx)이 마진을 갉아먹는 수준으로 급증해야 합니다. 지금까지의 데이터로는 그 가능성이 낮지만, PSUS 상장 이후 첫 실적 시즌(2026년 Q2)이 중요한 검증 시점이 될 것입니다.
⚠️ 본 글은 정보 제공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빌 애크먼의 투자 전략은 기관 규모의 자본과 리스크 허용 범위를 전제로 합니다. 모든 투자의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